한국정부 1억불 투자 시카고 49층 빌딩 압류 위기
한국 우정사업본부가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시카고 상업용 빌딩이 계속된 금리인상과 재택근무 확대로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압류 위기에 처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률이 추락하면서 한때 미국 부동산 투자 열풍을 주도한 한국 자본에 타격이 예상된다. 부동산 온라인매체 리얼딜은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이 시카고 쿡카운티 법원에 CBRE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를 상대로 소유 빌딩 압류 소송을 제기했다고 4일 보도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소장에서 CBRE가 모기지 대출금 2억3000만 달러를 상환하지 않고 있다며, 이 회사가 소유한 빌딩 압류를 법원이 승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리얼딜은 지난 2013년 CBRE가 우정사업본부 등 투자자를 대신해 문제의 빌딩을 3억3100만 달러에 매입했다고 전했다. 이 빌딩은 시카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티시먼스페이어 소유 49층짜리 상업용 빌딩(161 N Clark Street)이다. 우정사업본부의 투자금은 당시 환율로 약 1억3000만 달러, 현대해상화재보험은 38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면적 100만스퀘어피트 이상의 이 빌딩은 시카고 다운타운 요지에 있어 CBRE가 매입할 때만 해도 93%가 임대된 상태였다. 하지만 2018년 CBRE가 소시에테 제네랄로부터 빌딩을 담보로 2억3000만 달러 모기지 재융자를 받은 직후 상황이 악화했다. 팬데믹이 터지면서 재택근무가 확산했고, 시카고 다운타운의 공실률도 급속도로 치솟았다. 리얼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CBRE 소유 빌딩의 경우 공실률은 20%에 달한다. 리얼딜은 CBRE가 지난 5월부터 2억3000만 달러 모기지 재융자 대출금 상환 권리를 매물로 내놨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빌딩 압류 가능성을 통보받은 우정사업본부 등은 해당 부담을 떠안을지 말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고 리얼딜은 전했다. 부동산 및 투자 업계는 미국 상업용 빌딩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재정 압박에 처했다고 전했다. 일부 한국 자본이 사들인 빌딩의 경우 부동산 가치가 매입 당시보다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이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7년 애틀랜타 오피스 빌딩에 투자했던 순자산가액이 기존 1억4000만 달러에서 현재 8500만 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매입한 연방 항공우주국(NASA) 본사 입주 빌딩도 가치 하락을 겪고 있으며 이 투자사가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매입한 워싱턴DC의 오피스 빌딩은 물론, 이지스자산운용이 매입한 뉴욕 브로드웨이의 부동산도 손실구간에 진입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한 상업용 부동산 관계자는 “한국 국민연금 기금공시에 따르면 해외부동산 투자 중 미주 지역이 전체 투자금 33조1205억 원 중 12조8543억 원(38%)으로 가장 많다”며 “우정사업본부 소유 빌딩의 압류 여부가 연기금 투자금 손실로 이어지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한국정부 빌딩 압류 상업용 빌딩 소유 빌딩